그곳엔 어떤 바람이 불었기에
땀 서린 모자를 벗어 보였던가?
우린 꿈이라 했던, 날이 선 눈빛으로
노려보던 언덕 위를 이제는 떠나는가?
오 인생은 그로부터 시작하네-
"나는 슬프지 않아. 더는 울 일도 없지"
모처럼의 소리로 힘주어 말하곤,
"날지 못할 친구여, 탈을 쓴 내 친구여!
헝클어진 머릿결의 시절을 지나세"
멍하니 서 있었던 이유는 무언가
길 없는 길 위에서 길을 잃었나
그 시절엔 알았고 지금의 난 모르는
그저 그런 질문들에 또 하루가 지는가
오 인생은 그로부터 멈춘다네
"나는 슬프지 않아. 더는 울 일도 없지"
모처럼의 소리로 힘주어 말하곤,
"날지 못할 친구여, 탈을 쓴 내 친구여!
헝클어진 머릿결의 시절을 지나세"
그러나 우린 알지.
내쉬었던 한숨 마다에
떠올려 보던 나비의 날갯짓
때마침 불어오는 이 바람
"나는 꿈이 있었고. 웃을 일도 많았지"
모처럼의 소리로 힘주어 말하고,
"이봐 젊은 친구여, 숨죽인 내 친구여!
헝클어진 머릿결의 시절을 지나세"
불어오는 바람에 머릴 쓸어 올리고
꿈으로 얼룩진 바짓단을 털었네.